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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

빨리 죽는 개복치?

by 해달정보 2026. 10. 4.

개복치를 들어본 적 있는가?

만약 들어봤다면, 사람들 간의 인용으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이없는 이유로, 또는 약한 자극으로 금방 죽어버리는 물고기로 알려져있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개복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학명은 Mola mola이다. 온대와 열대 해역의 대양에 넓게 분포하며 한반도의 전 해안과 일본 홋카이도 이남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몸은 매우 크고 납작하며 넓은 형태를 가지고 있고, 일반적인 물고기와 달리 꼬리가 거의 없으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크게 발달해 있다. 눈과 아가미는 작은 편이고 입은 새의 부리처럼 단단하다. 한국에서는 안진복이나 골복짱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18세기에 린네가 개복치의 학명을 Mola mola로 정했는데, 여기서 Mola는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한다. 둥글고 납작한 몸과 거친 피부가 맷돌과 비슷하게 보였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영어로는 Ocean Sunfish 또는 Common Mola라고 부르는데, 개복치가 수면에 몸을 눕힌 채 떠 있는 모습이 햇볕을 쬐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복어속에 분류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개복치속으로 분류된다. 이름이 비슷한 붉평치와는 실제로 관련이 없는 어류이다.

 

개복치는 경골어류 가운데서도 매우 큰 몸집을 가진 물고기이다. 기록된 개체 중에는 몸길이가 3m를 넘고 무게가 2t 이상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개복치도 몸길이가 약 1.8m, 무게가 약 1,000kg에 이를 정도로 크다. 몸집에 비해 척추골은 짧고 차지하는 비중도 작은 편이며, 몸의 대부분이 단단한 뼈보다는 연골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어 거대한 몸집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다른 물고기와 달리 부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개복치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독특한 지느러미이다. 진화 과정에서 꼬리가 사실상 사라지고 그 자리를 뒤쪽에 위치한 긴 지느러미가 대신하게 되었다. 특히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크게 발달해 있으며, 두 지느러미를 움직여 앞으로 나아간다. 작은 가슴지느러미와 퇴화한 꼬리를 대신해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를 이용해 헤엄치는 것이다. 수면 가까이에서 헤엄칠 때 등지느러미만 물 밖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어 상어나 돌고래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개복치는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방식이 상어와 다르기 때문에 움직임을 관찰하면 구별할 수 있다.

 

개복치의 피부는 은회색부터 갈색까지 다양한 색을 나타내며, 지역에 따라 색이나 피부의 질감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체로 등 쪽이 어둡고 배 쪽으로 갈수록 색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위협을 받으면 피부색을 더욱 짙게 바꾸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는 교원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께가 약 3cm에 달한다. 일반적인 물고기처럼 비늘이 발달한 것이 아니라 점액 등으로 덮여 있고, 몸체 부분은 사포처럼 거칠게 느껴진다.

이처럼 거친 피부는 개복치에게 기생하는 여러 생물과도 관련이 있다. 개복치의 몸 안팎에는 40종 이상의 기생충이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복치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행동을 한다. 온대 지역에서는 해초 주변에 머물면서 다른 물고기에게 기생충을 제거하게 하며, 열대 지역에서는 산호초 주변의 물고기에게 청소를 맡긴다. 때로는 수면 위로 떠올라 새가 피부에 붙은 기생충을 먹도록 하기도 한다. 물고기처럼 몸을 물 밖으로 크게 뛰어오르게 하여 피부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반대로 다른 물고기가 개복치의 거친 피부에 몸을 문질러 자신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개복치는 전 세계의 온대와 열대 바다에 넓게 분포한다. 주로 원양에서 생활하며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 있는데, 최대 약 600m까지 내려갈 수 있다. 흔히 바다 표면에 떠 있는 모습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수심 200m 이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적으로 수온이 10℃ 이상인 바다에서 생활하며, 12℃ 이하의 낮은 수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생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복치가 바다 표면으로 올라오는 이유 중 하나로는 깊은 곳의 차가운 물로 잠수하기 전에 몸을 데우기 위한 행동이라는 가설이 있다.

 

개복치는 대부분 혼자 생활하지만 상황에 따라 여러 마리가 함께 발견되기도 한다. 특히 서로의 기생충을 제거하거나 다른 물고기에게 기생충 청소를 받기 위해 모이는 경우가 있다. 해초가 있는 지역에서도 발견되는데, 이 역시 다른 작은 물고기가 피부에 붙은 기생충을 제거하도록 하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개복치는 많은 양의 먹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복치가 발견되는 지역은 먹이가 풍부하고 영양분이 많은 해역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개복치는 헤엄치는 속도가 빠른 물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먹이의 종류에도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 주된 먹이는 해파리이며, 이외에도 해초, 동물성 플랑크톤, 오징어, 갑각류, 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기본적으로 여러 종류의 먹이를 먹는 잡식성에 가깝지만 특히 해파리를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해파리를 비롯한 주요 먹이의 영양가가 낮다는 점이다.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가가 낮은 먹이를 매우 많은 양 섭취해야 한다.

 

개복치는 먹이의 종류에 따라 섭취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부드러운 먹이를 먹을 때에는 작은 입을 이용해 물을 빨아들이고 다시 내뱉는 행동을 반복한다. 반면 단단한 먹이를 먹을 때에는 새의 부리처럼 단단한 입을 사용해 먹이를 부순다. 또한 인두 부분에 있는 이빨이 먹이가 위로 넘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잘게 부수는 역할을 한다. 몸속에서 다양한 종류의 먹이가 발견되는 점을 통해 개복치가 깊은 바다부터 얕은 바다까지 이동하며 먹이를 섭취한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개복치의 성장 과정은 성체와 치어의 모습이 매우 다르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갓 태어난 개복치 치어는 몸길이가 약 2.5mm에 불과하지만 살아남으면 성어가 될 때까지 몸의 크기가 수백만 배까지 커진다. 어린 개복치는 성체에게는 없는 큰 가슴지느러미와 눈에 띄는 척추, 꼬리를 가지고 있어 오히려 복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성장하면서 이러한 특징들이 점차 사라지고 성체 특유의 납작하고 둥근 형태로 변화한다. 어린 개복치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다니지만 성장할수록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개복치는 매우 많은 알을 낳는 물고기이기도 하다.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낳는 알의 수가 매우 많으며, 척추동물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알은 다른 많은 물고기나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몸 밖에서 수정된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알이 모두 성체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성체까지 자라는 개체는 극히 적다. 번식에 관한 구체적인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으며, 주요 번식 지역은 남·북대서양과 남·북태평양, 인도양 등으로 알려져 있다.

성체가 된 개복치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어린 시절에 비해 천적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어린 개체는 다랑어와 같은 물고기에게 먹힐 수 있지만 성체는 바다사자, 범고래, 상어 등의 큰 해양동물에게 공격받는다. 특히 개복치가 바다사자에게 공격받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으며, 바다사자가 개복치의 지느러미를 떼어낸 뒤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성체 개복치의 거대한 몸집은 많은 포식자에게 쉽게 공격하기 어려운 조건이 되지만, 완전히 천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복치는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위협적인 물고기는 아니다. 몸집은 매우 크지만 성격이 온순한 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잠수부에게 적극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다만 수면 위로 뛰어오른 개복치가 보트 위로 올라오면서 사람을 다치게 한 사례가 있으며, 거대한 몸집 때문에 선박과 충돌했을 때에는 배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개복치가 선박과 부딪히거나 선박의 스크루에 몸이 끼는 사고도 발생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또 다른 문제는 포획과 해양 쓰레기이다. 개복치는 어업 과정에서 잡히기도 하며, 미끼를 빼앗아 어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어부들이 지느러미를 잘라 다시 바다에 풀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느러미가 손상되면 정상적으로 헤엄치기 어려워 결국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개복치의 주식인 해파리와 비닐봉지가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비닐과 같은 표류물을 먹이로 착각해 삼키는 경우도 있다. 비닐봉지가 몸속에 쌓이거나 질식을 일으키면서 개복치가 죽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개복치의 생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최근에는 위성 추적과 유전자 분석, 민간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개복치의 이동과 생활 방식, 유전적 특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개복치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게 되면서 개복치가 어떤 수심에서 생활하는지, 어떤 지역으로 이동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개복치는 일부 지역에서는 식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는 개복치의 몸체를 음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살은 기름기가 많고 흰색을 띠어 참치의 흰살과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회로 먹기도 한다. 비린내는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기름이 소화하기 어려워 많은 양을 먹으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껍질이나 뱃살, 머리뼈와 머릿살 등 부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지느러미나 내장 부위도 별미로 이용한다. 한국에서는 특히 포항 지역에서 개복치를 여러 음식에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껍질은 수육으로 만들고 뱃살은 회무침에 사용하며 머리와 뼈 부분은 찜으로 조리한다. 근육은 갈아서 어묵에 넣기도 한다. 반면 유럽 연합에서는 개복치의 식용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개복치는 특이한 생김새와 거대한 몸집 때문에 수족관에서도 관심을 받는 물고기이다. 그러나 크기가 매우 크고 사육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일반적인 수족관에서 쉽게 기르기는 어렵다. 일본 오사카의 가이유칸 수족관에서는 개복치가 고래상어와 비슷할 정도로 관람객에게 인기가 있는 어류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의 리스본 수족관 등에서 전시되었다. 한국에서도 과거 개복치를 수족관에 전시한 사례가 있었지만 장기간 사육에 어려움을 겪었다.

개복치를 수족관에서 사육할 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수조 벽에 부딪혀 다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개복치는 몸집이 크고 비교적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수조 안에서 방향을 전환하거나 이동하다가 벽에 충돌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넓고 큰 수조가 필요하며, 개복치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먹이를 주는 것 역시 쉽지 않은데, 다른 물고기보다 헤엄치는 속도가 느리고 자연 상태에서 넓은 바다를 이동하며 먹이를 찾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에게 먹이를 받아먹도록 적응시키면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개복치는 거대한 몸집과 독특한 지느러미, 납작한 몸 형태 때문에 다른 물고기와 쉽게 구별되는 어류이다. 매우 많은 알을 낳지만 성체까지 살아남는 개체는 적으며, 성장 과정에서 외형도 크게 변화한다. 해파리를 중심으로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하면서 살아가고, 온대와 열대의 넓은 바다를 이동한다. 또한 인간에게는 비교적 온순한 물고기이지만 선박과의 충돌이나 해양 쓰레기 섭취, 어업 과정에서의 포획 등으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태적 특징이 많아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가 필요한 해양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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